조선 제14대 왕 선조의 후궁이자 인조의 할머니인 인빈 김씨(1555~1613년)에게 1755년(영조 31년) 시호(諡號)를 올릴 때 제작한 것이다. 옻칠이 된 6개의 대나무 조각으로 하나의 첩(帖)을 만들고, 다시 둥근 고리로 10개의 첩을 엮었다. 각 첩의 위아래는 붉은 천으로 감싼 후 동(銅)에 수은아말감 기법으로 금도금해 넝쿨 무늬를 조이질 한 변철(邊鐵)을 그 위에 둘렀다. 시책문은 금가루를 아교에 갠 금니(金泥)를 채워 장식했다. 죽책을 감싸는 갑(匣)과 각 첩 사이에 끼워져 마찰로 인한 훼손을 막는 격유보(隔襦袱)가 함께 보존되어 있다. 이 죽책은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에 포함되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죽책 41책과 제작형식·재료·문양 등이 동일하나 크기가 가장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