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레독으로 이름난 배요섭 장인이 제작한 <귀대기단지>이다. 유약 대신 소금과 검댕을 먹여 색이 검푸르고 질감이 담백한 푸레독은 배요섭이 독보적이다. 검푸른 옹기를 뜻하는 푸레독은 근대화 과정에서 기술이 끊겼으나, 1970년대의 플라스틱 범람과 광명단 파동을 겪은 뒤인 1986년경에 배요섭이 앞장서 재현했다. 뚜껑을 갖춘 단지이나 전체 기형이 일반 단지보다 훨씬 높다. 수돗물을 재워 식수로 쓰기에 적합한 물동이용으로 제작했다. 경질의 푸레독은 위생적이고 보존성도 뛰어나 물동이로 쓰기에 적합하다. 기형은 담긴 물을 퍼낼 때의 편의를 고려한 듯 구연부의 넓이가 굽보다 넓고 높으며, 더욱이 뚜껑의 형태도 높아서 전체 기형이 다소 불안정해 보인다. 몸체의 어깨와 손잡이 아래에 두른 한두 줄의 음각선은 시각적 단조로움을 해소한다. 뚜껑에는 둥글고 잘록한 손잡이를 중심으로 단정한 꽃잎형 곡선을 배치하고, 바깥으로 세 줄의 음각선을 둘러 문양의 짜임새를 도왔다. 몸체의 중심부 좌우에 나지막한 손잡이를 달아 쓸모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