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 발>(1982)은 김수정이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의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제작한 작품이다. 혼합토를 태토로 삼아 물레로 성형한 뒤 분청유를 시유하고 환원으로 번조했다. 이 발은 낮고 자그마한 크기로, 기형의 하부가 상대적으로 볼록한 꽃봉오리와 같은 형상을 띠고 있다. 이 작품은 1981년부터 시작된 작가의 전형적인 표현 형식이 담겼다. 그릇의 하부가 마치 한 겹의 연잎에 쌓여있는 형상을 띤다. 기형의 둘레를 돌아가며 자유로운 곡선으로 마감한 하부에는 흑화장토를 바르고 굽의 저부를 구심으로 하여 휘어지는 곡선으로 음각하여 율동감을 더했다. 흑화장토와 음각한 선에 보이는 태토의 색이 강렬한 흑백의 대비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