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동 발>(1978)은 김수정이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의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시기의 것으로, 본격적인 청자 작업을 하기 이전의 작품이다. 철분이 많은 청자토를 사용하여 물레성형하고 초록색이 나는 산화동유를 발라 환원 번조했다. 원구형이지만 입지름이 넓어 기물의 내외부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이 발의 내부는 은은한 광택의 백색 유약을 시유하고, 외부에는 산화동 유약을 발라 부드러운 광택의 짙은 초록색을 발한다. 이 기면 상단 부분에 한 번 더 시유한 유백유는 짙은 초록빛 환형으로 나타나며 기물의 둘레에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 가마 속에서 끓은 산화동의 거친 기포 질감은 기면 전체의 부드러운 질감과 대비된다. 이 작품에서는 안료와 유약이 다양한 온도에 반응하며 나타나는 물성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