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1986)은 전통 청자의 현대화에 몰두한 김수정 작업의 중심 주제인 ‘생명’이 제목으로 명명된 첫 작품이다. 청자토로 판 성형하고 음각으로 장식한 후 청자유를 시유하여 환원으로 번조했다. 이 작품은 1986년 『제2회 김수정 도예전』에 출품했다. 전시에서 이 작품은 두 점의 청자가 한 조를 이루었다. 높이가 다른 두 청자는 서로 마주 보는 구도로, 두 청자의 몸체와 작은 구연부는 서로를 향해 기울였다. 기면의 앞뒤에는 음각으로 잎맥과 같은 문양을 반복하여 정연하게 새겼다. 그 위에 유리막으로 형성된 비색은 청자의 고유한 발색을 뿜어낸다. <생명>(1986)은 김수정 특유의 유려한 곡선과 우아한 동세가 드러난 청자 작품으로, 현대 조형으로 탈바꿈한 전통 청자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