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벽)>(2004)은 현대미술의 개념적 전개를 도자에 반영한 김수정의 작품이다. 작가는 전통 청자 제작 기법으로 형태를 빚은 후 이를 변형해 연꽃을 사실적으로 만들었다. 김수정은 생명의 순환 원리를 투영하고자 자연에서 모티프를 찾았다. 특히, 이 작품은 생명을 존중하는 불교의 상징을 점토로 빚은 것으로, 작가의 의도와 일맥상통한다. 즉, 김수정은 연꽃을 통해 생명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개념적으로 매개했다. 연꽃을 세심하게 점토로 제작한 <생명>은 현대미술의 개념적 이해를 바탕으로 현대 도자를 제작하는 김수정의 조형 의식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