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철무늬가 장식된 은제 주전자로 일제강점기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만든 공예품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주전자는 주로 술이나 차를 데워 따르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주전자는 부드러운 곡면을 이루며 아랫부분으로 갈수록 점차 벌어져 풍만하고 바닥은 평평하다. 갈고리형태의 손잡이와 S자형 주둥이는 따로 제작하고 몸통에 땜하여 이어 붙였다. 몸통 내면에 울퉁불퉁한 원형 자국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금속판을 망치로 쳐서 형태를 만드는 단금성형 기법으로 주전자를 만든 흔적이다. 뚜껑은 턱이 있어 몸통에 맞춰 덮을 수 있으며, 오얏꽃 장식 위로 옥으로 만든 원 모양 손잡이를 달았다. 주전자 뚜껑과 몸통에는 도안화한 도철무늬(饕餮文)를 음각으로 표현하였다. 도철(饕餮)은 상상속의 동물로 벽사(귀신을 물리침)를 상징한다.
주전자 바닥에는 양각으로 찍힌 ‘純銀(순은)’과 ‘美(미)’ 표시가 있고, 포장상자 뚜껑 외면에는 '白銀酒煎子(백은주전자)', 내면에는 ‘李王家(이왕가)’ 문구가 있어 상품명, 재질과 함께 제작처가 이왕직미술품제작소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