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골류의 국물 있는 음식을 끓이면서 식사할 수 있는 조리 용기인 은제 신선로이다. 열구자탕기(悅口子湯器)로도 불리우며, 그 기명과 요리의 명칭이 동일하다. 고가의 금속 식기에서 토산품으로까지 그 역할이 다양하게 소비되었다.
중앙에 구멍이 뚫린 뚜껑, 연기를 내보내는 화구, 음식물을 담는 몸체, 숯을 넣는 굽다리로 구성되며 반원형의 둥근 몸체에 굽다리가 달린 형태이다. 열기를 전달하는 원통형 화구는 뚜껑의 구멍과 맞춘 크기로 제작되었고, 높은 굽다리에는 숯불 등의 연료를 넣을 수 있도록 능화형(稜花形) 화창이 뚫려있다. 화구와 굽다리 사이에는 5개의 구멍이 뚫린 금속판이 덧대어져 있다. 몸체와 뚜껑에 각각 길상을 기원하는 의미의 박쥐모양 손잡이가 한 쌍씩 고리와 못으로 부착되어 있다.
뚜껑은 중앙의 구멍을 중심으로 상하 두 개의 문양이 음각기법으로 새겨져 있다. 세 번 꺾임이 있는 다섯 잎의 꽃 한 송이를 중심으로 곡선적인 당초무늬가 좌우로 퍼져나가는 형태의 도안이다. 둥근 몸체의 측면 역시 뚜껑의 것과 유사한 꽃과 당초무늬가 앞뒤로 몸체를 전부 감싸며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받침 바닥 중앙에 사각형의 음각 안에 ‘한성미술(漢城美術)’자 마크가 확인되어 이왕직미술품제작소의 전신인 한성미술품제작소 제작품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