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남성들이 외출이나 의례를 행할 때 썼던 관모(冠帽)로 챙이 검은 큰 갓(흑립, 黑笠)이다.
모자 부분인 대우가 위로 갈수록 줄어들고 양태는 넓은 형태이다. 가늘게 쪼갠 대나무로 뼈대를 잡고 말총으로 엮어 만든 후 윗면을 명주천으로 덧씌웠다. 그 위를 한지로 마감하여 먹칠과 옻칠을 수십 번하여 흑칠(黑漆)을 하였다. 모자 상단의 일부분은 대나무로 만든 뼈대가 훤히 보일 정도로 약간 터져 있으며 하단에는 구멍이 나있다. 갓은 성종대(1469-1495)에 전형적인 갓 형태가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시대에 따라 대우의 높낮이와 양태의 넓이가 변화했다. 고종대(1863-1907)에 이르러 복식의 간소화 법령이 시행된 이후 대우와 양태 모두 작아진 형태의 갓이 사용되었다. 갓을 만드는 과정은 철저하게 분업화되었는데 총모자장(驄帽子匠), 양태장(涼太匠), 입자장(笠子匠)의 기술이 합쳐진 종합 예술이다. 18세기 이후에는 사회 경제적인 발달에 의해 갓의 상품화가 추진되었고 립점(笠店)이 생겨나 갓을 제작하고 판매하였다. 갓을 꾸미는 장신구로는 갓머리 장식인 정자(頂子)와 갓끈인 입영(笠纓) 등이 대표적이다. 조선시대 남성들에게 있어 갓은 격식에 맞게 쓰는 것만으로도 본인의 품격을 나타내는 표상과 같은 것이었으므로 갓집에 넣어 소중히 보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