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과 길상무늬를 그려 넣은 보자기이다. 중앙의 큰 사각형과 이를 둘러싼 작은 사각형으로 화면을 구획하고 각각의 사각형 안에 도식화된 길상무늬를 그렸다. 중앙의 사각형 안쪽에는 마주 보는 봉황을 중심으로 팔각형 배경과 여기에서 피어나는 듯한 연꽃을 그리고, '壽福康寧(수복강녕)', '子孫昌盛(자손창성)'을 유려한 글씨로 적었다. 바깥쪽 테두리에는 보병, 법라, 서각 보물무늬를 그리고, 모란, 연꽃, 여지 등의 길상무늬도 같은 형식으로 그렸다. 가장 바깥에는 접시꽃무늬를 둘렀는데, 나선형의 이 무늬만은 찍어서 표현하였다. 강렬한 색인 빨간색을 주로 사용하였지만, 면을 가득 채우지 않은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 표현, 얇은 선 표현, 분홍색 물감, 바탕색이 잘 어우러져 우아한 느낌을 준다. '琴瑟友之(금슬우지)', '鍾鼓樂之(종고락지)' 글씨는 『시경』 관저편(關雎篇)의 구절로 부부의 사랑을 의미한다. 보자기의 화면구성과 표현기법이 우수하고 바탕직물도 고급품이어서 조선시대 왕실의 혼례용 보자기로 추정된다. 사방 2m 내외로 매우 넓은 홑보자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