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2004)은 이세용이 형태, 기법 면에서 자신의 고유성을 확고히 구축한 시기의 제작 작품으로 기술과 청화 표현에 원숙미가 느껴지는 대작에 속한다. 고령백토를 전기물레로 성형했다. 고령백토는 성형과 건조, 번조 과정에서 점력과 수축률이 높아 전기물레로 대형 기물을 성형하기도, 번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이세용은 청화로 그릴 넓은 화면을 마련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성형과 번조 기술을 시도하였다. 그는 초벌 번조한 후 4등분으로 면을 나누어 한 면(전면)에만 민화풍의 그림을 그렸다. 굽에서 시작해 구연부로 향하는 수직성 강한 직사각형 화면에 꽃나무를 그렸다. 화면과 구도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꽃나무의 상부를 왼쪽으로 45도가량 꺾었다. 4개의 꽃이 핀 나무를 중심으로 뱀, 장수풍뎅이, 새, 나비, 애벌레 등 다양한 동물들을 그렸다. 이처럼 이세용에게 용기는 공예품이기도 하지만, 자기 생각과 표현을 주장하고 펼치는 화폭이기도 했다. 이세용은 공생의 삶을 추구하는 자연을 생의 근본으로 삼고 이를 다양한 청화 필치로 그렸다. 이 작품은 나무를 중심으로 생태계의 평형과 균형을 맞추어 사는 모든 생명체의 삶의 방식과 생명성을 그렸다. 강한 생명성을 암시하기 위해 다양한 동물들의 형상(혀를 날름거리는 뱀, 매서운 눈과 발톱을 지닌 새, 나무만큼이나 큰 풍뎅이와 애벌레 등)을 연약하게 그리지 않고 강인하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