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화병>(2017)은 이기조의 판 작업 중에서 건축적 형식과 구조미가 두드러지는 시기에 제작된 작품 중의 한 점이다. 이 작품에서는 사각 흙판을 연결할 때 보다 과감하게 면을 조합하여 구성했다. 이전에는 여러 개의 사각 흙판을 고저 차이가 크지 않게 비교적 평편하게 붙였다면, 이 작품에서는 사각 흙판의 고저와 앞뒤 폭 차이를 크게 두어 도자기의 양감을 더욱 풍성하게 조성했다. 설백색의 태토와 광택 있는 유약이 만나 매끄러운 질감을 만들고, 그 위를 종과 횡으로 가르는 경계선과 그림자는 작은 도자기의 건축 구조적 형식미를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