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2013)은 윤광조가 대중문화를 바라보며 받은 정서를 도자로 표현한 시리즈 작품 중 한 점이다. 이 작품의 형태는 삼각 바닥에 적점토로 타래를 한 층씩 쌓은 하부와 모서리를 중심으로 세 부분으로 펼친 상부로 나뉜다. 하부의 표면은 태토가 보일 정도의 엷은 백화장토를 흘리거나 뿌려 전면에 도포했고, 일부에는 화장토를 듬뿍 묻혀 흐르는 효과를 강조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상부에는 되직한 화장토를 빈틈없이 칠했다. 초벌 후 투명재유로 시유하여 환원, 중성, 산화로 번조했다. 이처럼 윤광조가 분청사기의 전통기법을 사용하여 나타낸 하부와 상부의 단순한 대비효과는 극대화시킨 현대적 미감으로 다가온다. 또한 화장토가 지닌 물리적 속성들을 대비시켜 재료가 지닌 잠재력과 다양한 매력을 그의 언어로 절묘하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