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합〉(2004)은 유백색의 빛을 띤 사각형의 합의 면을 깎아 현대적으로 해석한 김익영의 작품이다. 뚜껑은 꼭지가 없는 모양으로 어깨는 수직에 가까운 사선으로 처리했다. 몸체의 면이 뚜껑과 연결되는 것으로 보아 뚜껑을 닫은 채 면깎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칼로 도자의 기면을 깎거나, 나무로 도자의 기면을 두드리는 면치기 기법은 김익영의 대표적 조형 언어이다. 작가는 백자토를 사용하여 물레로 성형한 후 면치기로 형태를 변형하고, 면을 깎아 표면의 다양한 면을 표현했다. 이 작품은 손잡이나 귀와 같은 별도의 장식이나 회화적 표현 없이 최소화된 형태로 제작되어 단아한 백자의 미를 드러냈다. 작가는 뚜껑과 몸체를 동시에 깎아 면의 연결로 백자의 유려한 선을 대체했다. 〈사면합〉의 뚜껑과 몸체에 각각 표기된 서명‘土田’은 김익영 제작을 증명함과 동시에 접합 위치를 지시한다. 작가는 현대 도자를 제작했으나 항상 사용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현대적 미감과 동시에 쓰임을 고려했다. 이 작품 역시 단순화된 형태로 현대적으로 제작했으나 기물로서의 가치도 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