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발>은 황종구가 통형잔의 형태로 제작한 다완이다. 고려시대에는 차(茶)를 마시기 위해서 다양한 형태의 잔이 사용되었다. 그중에서도 통형잔(筒形盞)은 12세기 전반경에 만들기 시작하여 고려 중기에 성행했다. 이 작품은 황종구가 고려시대 통형잔의 형태를 재해석하여 1970년대 후반에 제작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자기발>은 내부에는 청자유(재유)를 시유하고, 외부에는 갈색을 띠는 망간결정유를 전면에 고르게 입히며 이중시유 했다. 외부 기면에는 망간결정유와 청자유(재유)가 만나 생겨난 화학변화가 금빛 결정과 함께 노랑색, 적갈색, 흑갈색에 이르는 다양한 농담으로 표현되었다. 내부에는 두터운 유약의 빙열 기포가 남아 있다. 전면 중앙에 덧바른 청자토과 유약의 질감 대비 또한 강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