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무늬가 장식된 분청사기 병이다. 구연이 밖으로 벌어져 동그랗게 말리고, 목에서 몸체 중앙으로 갈수록 풍만해지다가 다시 굽으로 좁아드는 형태이다. 병의 구연부터 저부의 음각 선까지 백토를 칠한 후 목과 어깨 그리고 몸체 아랫부분에 각각 선을 돌려 문양을 구획하였다. 목과 어깨 사이에는 큼지막한 연판문을 배치했는데, 문양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백토를 긁어내 표현하는 박지(剝地)기법과 음각 선으로 표현하는 조화(彫花) 기법이 함께 사용되었다. 그 아래 몸체 중앙에는 물고기 두 마리를 새겨 넣었으며 한 물고기는 입에 새우를 물고 있다. 이들 문양은 길상 소재로, 물고기를 뜻하는 ‘어(魚)’가 여유가 있다는 뜻의 ‘여(餘)’와 중국어 발음이 같아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새우를 뜻하는 ‘하蝦’는 ‘하賀’와 음이 같아 축하 및 경사스러운 일을 의미한다. 번조 상태가 좋지 않아 병의 한쪽 면은 갈색으로 나타나있고 군데군데 유약이 파랗게 뭉친 흔적이 있다. 전체적으로 문양을 이루는 선이 곧지 않으나 해학적인 문양과 잘 어우러져 분청사기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