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해시상회에서 제작 및 판매한 지승공예품으로 종이를 꼬아 엮어 만든 기형에 옻칠을 하고 낙랑무늬를 장식한 반(盤)이다.
이 유물은 운두가 낮고 바닥이 편평한 타원형이며 다과 등을 담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기형은 물을 먹인 한지를 꼬아 겹줄을 만들어 井자 모양으로 두고 중심부터 바깥으로 꼬아가며 형태를 완성하였다. 전체적으로 옻칠을 하고 구연부의 테두리와 무늬는 주칠을 더하여 장식성을 높였다. 안쪽 바닥에는 두 마리의 사슴을 중앙에 배치하고 가장자리 테두리를 기하학적 무늬로 장식하였다. 반을 포장한 나무 상자 뚜껑에 '平壤特産 紙捻工藝 樂浪盆(평양특산 지념공예 낙랑분)', 'TRADE RAKURO MAKR', 'SHOJUDO&CO HEIJOCHOSEN'의 문구가 있는 직사각형 상표와 오얏꽃 중앙에 '海(해)'자와 그 주위로 '京城 海市商會(경성 해시상회)'라고 적힌 원형 상표가 부착되어 있어 해시상회에서 제작 및 판매한 상품임을 알 수 있다.
1910년대 평양에서 낙랑 고분이 발굴된 이래 1930년대 낙랑 발굴품의 칠기 문양을 그대로 따라한 칠기제품이 대량으로 생산되었는데, 이 타원형 반도 당시의 유행에 따라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 紙捻(지념) : 일본어로 ‘코요리(こより)’로 읽히며, 일본의 지승공예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