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면에 모란 무늬를 장식한 병이다. 구연부는 동그랗게 말렸으며 목이 길고 몸통이 타원형으로 둥글게 벌어졌다. 구연 일부가 수리되었고 내부에는 선명한 물레흔과 일정 깊이까지만 유약을 발라 흘러내린 자국이 남아 있다. 굽은 넓은 편이며 접지면에 유약을 닦아내고 고운 모래를 받쳐 구웠다. 문양은 모란이 핀 나뭇가지가 병의 동체부를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으며, 그 위로 3자, 2자, 1자, 1자씩 총 4줄로 ‘趙牧燕丹有後裔’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모란은 활짝 핀 것이 세 송이,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가 두 송이이며 그 주위에 나비가 맴돌고 있다. 전체적으로 청화의 농담을 다르게 시문하여 모란꽃에 생기가 돈다.
시 명문은 ‘조趙나라의 이목李牧과 연燕나라의 태자 단丹이 후손을 남겼네’라 해석되며, 조나라 최후의 명장 이목李牧의 ‘목牧’과 연나라의 마지막 태자 ‘단丹’의 이름을 본떠 모란을 ‘목단牧丹’에 비유하고 칭송하는 내용이다. 시를 적은 백자는 조선 후기 문인들의 수요에 맞춰 생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직접 좋아하는 구절을 주문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로부터 부귀의 상징으로 향유되어온 모란 문양에 그와 연관된 구절을 곁들여 즐기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