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외형을 만들고, 그 위에 종이를 여러 겹 붙여 만든 함이다. 함의 앞면에는 직사각 형태의 앞바탕 장석*이 부착되어 있고, ‘一’ 자로 뻗은 형태의 뻗침대가 있다. 앞바탕 장석에는 정을 망치로 쳐서 문양을 새기는 기법인 조이질로 원형의 배경 안에 경사스러운 의미를 담은 글자가 있는 문자문을 시문 했다. 원형의 형태는 물고기알의 형태를 형상화한 문양인 어자문(魚子文)으로 표현하여 음영 효과를 주면서 문자를 돋보이도록 했다. 문자는 '수(壽)','복(福)','부(富)',‘귀(貴)’ 자의 길상문이 있다. 이는 장수와 복,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문자 문양이다. 뻗침대에는 대나무의 마디를 표현한 죽절문(竹節文)이 시문 되었다. 뻗침대는 주로 손잡이의 기능과 자물쇠를 걸 수 있는 기능을 한다. 함의 뒷면에는 한쪽 끝이 갈라진 제비초리 모양의 경첩을 부착했다. 경첩은 뚜껑과 몸체를 연결하고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함의 양쪽 측면에는 활[弓] 모양의 손잡이인 들쇠가 있다. 들쇠는 배목에 걸고, 배목은 원형의 꽃과 같은 모양을 한 배목 바탕에 끼워 지장함에 고정했다. 함의 뚜껑 모서리에는 고추잎형 감잡이 장석이 있어, 모서리를 보강했다. 함 바깥에는 전체적으로 검은색 칠을 했고, 안쪽에는 먹글씨가 쓰인 종이를 발랐다. 함의 바닥은 받침 발로 인해 바닥으로부터 약 1cm 정도 띄워져서 함의 바닥 면이 쉽게 마모되는 것을 방지했다. *장석: 나무로 된 건축물이나 가구 등의 구조 및 기능을 보강하고 꾸미기 위해 몸체에 부착하는 금속 장식을 통틀어 만든다. *앞바탕 장석: 대체로 목가구의 여닫이문에 붙는 바탕 금속판으로 앞바디라고도 한다. 대체로 앞면 가운데에 붙기 때문에 장석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