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무늬 자수로 장식한 안경 보관주머니이다. 종이를 여러 겹 붙여 만든 원통 형태로, 뚜껑에는 학과 구름을 수놓았다. 몸체 한 면에는 대나무와 매화, 불로초, 등왕각의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는 내용인 '縢王化境(등왕화경)' 글씨가 있다. 중국 당나라 고조의 아들이자 등왕(滕王)의 작위를 받은 이원영(630~684)이 지은 누각을 등왕각(縢王閣)이라 불렀는데, 뛰어난 경치로 유명하였다. 반대면에는 소나무와 불로초, '바람도 살랑살랑 향기도 맑도다'라는 뜻의 '風細香淸(풍세향청)' 글씨를 수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