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 접시>(1994)는 신상호만의 짙은 회청색과 선 상감이 특징인 작품이다. 신상호는 1990년대 초기에만 분청 작업을 하였는데, 이 작품은 그 가운데 중 한 점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유약 빛을 만들기 위해 세 번의 번조 과정을 거치고, 산청토를 자신만의 비율로 배합하여 사용했다. 그는 소나무 재를 사용하여 분청사기를 제작했다. 또, 회색빛과 대조를 이루기 위해 대나무칼로 그림을 그리고 선상감하여 분청사기와 추상화의 융합을 꾀했다. 그는 도장을 찍고 사포로 지우고, 다시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작품을 제작했다. 작가는 접시의 형태로 제작했으나, 굽에 구멍을 뚫고 와이어를 연결하여 기물의 형태를 예술적 가치로 전환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