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분청사기의 현대화에 앞장선 황종례가 제작한 <분청사기 접시>(1981)이다. 기형 전체에 연한 녹색이 감도는 작가 특유의 투명유 발색이 돋보이며, 원형 접시의 안쪽 바닥 전체에는 물레의 회전 방향에 따라 백화장토를 귀얄자국이 드러나게 분장했다. 백토 바탕에는 전 가까이 두 줄의 회선 안에 가는 풀잎을 일정 간격으로 반복하여 둘러 테두리를 만든 다음, 둥근 원형 접시의 전면을 화면 삼아 연꽃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연꽃은 두 가지 시점을 중첩하여 흥미롭게 표현했다. 둥근 기형을 연잎 형상으로 간주하여 잎맥이 중심부에서 방사형으로 확산하는 형상은 공중에서 내려다본 시점으로 그리고, 연꽃과 연밥, 연잎이 어우러진 풍경은 정면 눈높이에서 펼쳐 그려 단조로운 문양에 시각의 변화와 표현성을 부여했다. 연밥에 남은 결실은 진사로 보이는 붉은 점을 절제해서 찍었고, 연꽃잎의 가는 주름은 섬세한 선으로 묘사했다. 문양은 분청사기의 전통적인 시문 기법인 조화기법과 박지기법을 적절히 사용했다. 넓은 전면의 잎맥이나 눈높이 시점의 연화문은 가는 선으로 백토를 긁어내어 바탕색이 드러내는 조화기법이고, 연꽃의 뿌리 쪽과 둥근 테두리를 따라 상하 측면 등 일부에는 연못의 물결 또는 펼친 연잎의 윤곽선을 연상케 하는 자연스러운 굴곡은 박지기법으로 다소 넓게 바탕을 긁어 입체감과 생동감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