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칠 바탕에 자개로 구름과 용무늬를 장식한 잔 받침으로 일제강점기 해시상회에서 제작 및 판매한 나전칠기이다. 동일한 모양의 잔받침 5개를 세트로 구성하여 나무 상자에 포장하였다. 받침은 완만한 곡면을 이루며 중앙에 원형 구멍이 뚫려있고, 바닥에 높이 있는 굽이 달려 있다. 받침 안팎으로 칠을 올리고, 전복이나 조개껍데기를 얇게 갈아 물건의 표면에 붙여 장식하는 나전 기법으로 문양을 나타내었다. 내면에 용 두 마리를 대칭으로 배치하고, 주변으로 구름무늬를 둘렀다. 자개 문양은 모양대로 오려 붙이는 주름질 기법을 사용하였다. 포장상자에 ‘京城本町(경성본정) 海市商會(해시상회)’ 등 문구가 적힌 상표가 붙어 있어 해시상회에서 제작 판매한 상품임을 알 수 있다. ‘해시상회’는 일제강점기 경성 본정(지금의 명동 일대)에서 운영하던 가게로 조선의 특산품을 만들어 팔았던 잡화 상점이었다. 그중 나전칠기는 식민지 조선을 관광하는 일본인들에게 인기 있는 기념품이자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