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각으로 장식한 사각 필통으로, 붓이나 종이 등을 담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구연부에 상아를 덧붙이고 16개의 나무못으로 고정하였으며, 몸체의 각 면마다 화각을 입혔다. 하단부에는 풍혈 장식을 한 나무 다리가 붙어 있으며, 외면에는 옻칠을 하였고 바닥면에는 칠을 하지 않았다.
화각공예란 소의 뿔을 얇게 펴서 각지(角紙)를 만들고 안쪽 면에 광물성 안료로 채색하여 만들고자 하는 기물에 붙여 장식하는 것이다. 이 필통은 하나의 면에 4개의 화각을 붙여 총 16개의 각기 다른 문양이 나타나 있다. 국화와 나비, 대나무, 연꽃, 소나무와 사슴, 난초, 모란, 석류, 매화와 새, 거북, 국화, 복숭아 등의 다양한 길상무늬가 장식되었다. 빨간색 바탕에 초록색, 흰색, 노란색, 검정색 등 몇 가지의 색을 이용하여 간결하면서도 특징적으로 무늬를 나타냈다.
조선 후기에는 십장생과 같은 길상 소재가 유행하여, 민화나 여러 공예품에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이 필통에 나타난 다양한 길상무늬들도 당시 유행을 반영한 듯 민화적 특징을 보인다. 색채가 화려하고 장식성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