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칠한 표면에 와당무늬를 자개로 장식한 찬합으로, 밥과 반찬 등의 음식을 담아 이동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다섯 단으로 층층이 포개어 뚜껑을 덮었으며, 받침에는 찬합을 고정할 수 있게 형태와 크기에 맞춘 목판 틀을 끼워 넣었다. 찬통은 직육면체 형태이며, 서로 얹어서 포갤 수 있도록 바닥면에 다리를 붙여 턱지게 제작하였다. 받침의 네 측면 모두 능화형의 창을 뚫어 장식성을 더했으며 잡기에 편리하도록 하였다. 뚜껑과 찬통의 내면에는 주칠이 되어 있고 그 외의 모든 면에 흑칠을 했다. 문양은 자개를 모양대로 오려서 붙이는 주름질 기법으로 장식하였다. 찬통에는 여러 종류의 기와 무늬를 장식하였는데, 여의두무늬 수막새와 연꽃무늬 수막새, 꽃무늬와 소용돌이 무늬로 장식된 암막새를 지그재그로 배치하였다. 세 기와 모두 쪼개진 형태로 묘사되었는데, 이 시기 나전칠기에 묘사된 와당무늬의 특징 중 하나이다. 받침의 가장자리는 넝쿨과 원무늬로 장식했다.
찬합은 나무, 자기 등 다양한 재질로 제작되었다.『임원경제지』의 기록이나 1868년(고종 5)에 베풀어진 『진찬의궤』 등에 ‘왜찬합(倭饌盒)’이라는 문구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현재 전하는 이러한 형태의 찬합은 이 무렵을 전후하여 일본에서 들어와 정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