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칠한 표면에 한 쌍의 봉황과 모란 넝쿨무늬를 자개로 장식한 타원형 반으로 일제강점기 미쓰코시(三越)에서 판매한 나전칠기 상품이다. 반은 ‘나전칠기’라고 적힌 종이가 부착된 나무 상자에 넣어져 있다. 가로로 긴 타원 모양이며, 바닥은 평평하고 운두가 낮다. 그릇 내외면에 흑칠하였으며, 안 바닥에는 자개를 모양대로 오려서 붙이는 주름질 기법을 사용하여 모란 넝쿨을 입에 물고 있는 한 쌍의 봉황무늬를 표현하였다. 한 쌍의 봉황은 대칭으로 배치하였으며 긴 꼬리가 곡선을 이루며 아래로 늘어져 있다. 깃털과 이목구비 등은 자개에 음각하는 모조법을 사용하여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전설상의 신령스러운 동물인 봉황은 예로부터 상서로움을 상징하여 장식 소재로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근대기에 이르면 기존의 장인에 의해 주도되었던 전통적인 수공예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도안의 생산과 제작이 분리되는데, 이 봉황무늬 역시 도안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효율성을 높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바닥면에는 금색으로 ‘경성삼월특선(京城三越特選)’이라는 금색의 문구가 전사되어 있어 경성의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유통했던 상품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