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구가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초반에 제작한 청자 잔이다. 굽을 향해 완만한 반구형을 이룬 형태의 잔이며, 다소 높은 굽에 도톰하게 두께를 준 기벽은 입술이 닿는 구연에서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하여 잔의 기능을 충실히 배려했다. 고려시대에는 차와 같은 음료를 마시기 위해서 다양한 형태의 잔이 만들어졌다. 작가는 고려청자 잔의 형태를 모티프로 현대에 적용하도록 기형과 도안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몸체에는 화사하게 핀 들꽃 한 떨기를 펼쳐 새겼으며, 흑·백상감과 진사를 써서 문양에 활기를 주었다. 청자유를 두껍게 시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