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구가 1980년대 중반에 제작한 청자 필통이다. 깊이를 가진 원통형의 단순한 기형으로 필통의 기능을 고려했으며, 구연부 아래에는 수평으로 움푹 들어간 선을 둘러 몸체와 구분하고 최소한의 기형 변화를 시도했다. 몸체에는 단순화시킨 식물 줄기 형상의 투공을 뚫어 조형감을 높이고, 아랫단은 투공 대신 문양 외곽을 깎아 낮추어 양각 효과를 주는 편절조(片切彫) 기법으로 변화를 주었다. 정선된 태토를 썼으며 유색은 깊은 녹청색을 띤다. 굽은 안굽이며 접지면의 유약을 닦아내고 고운 모래를 받쳐 구웠다. 원통형의 필통은 백자 문방구가 활발하게 보급된 조선시대 19세기에 많이 제작했으며, 두 가지 이상의 장식 기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경향 역시 이 시기에 자주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