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구가 1980년대 중반에 제작한 청자 향로이다. 이 향로는 향 연기가 빠져나가는 뚜껑과 향을 태우는 둥근 구 형태의 몸체로 이루어졌다. 기형 전체에 인화상감과 선상감으로 국화꽃과 잎, 꽃봉오리 그리고 나비와 구름문을 다양하게 장식했다. 뚜껑에는 꽃잎 세 장이 펼쳐진 형태를 세 방향으로 나눠 투각했고, 그 위에 꽃잎 받침 형태를 닮은 이파리들을 배치하여 미적인 면과 기능적인 면을 조화시켰다. 둥근 구형의 몸체 중심에는 세 송이의 국화를 인화 상감하여 가로로 연달아 배치하고, 양 끝에는 아담한 국화 봉오리로 마감하여 양감을 풍부하게 했다. 국화는 크기를 각기 다르게 구성하여 변화를 주었다. 꽃잎은 백상감으로, 이파리는 흑상감으로 장식했다. 국화 화판의 중심에 진사 안료를 섞은 적화장토를 작은 원형으로 그려 화사함을 강조했다. 또한 중앙에 있는 큰 국화의 꽃술은 적화장토 위에 흑화장토로 점을 찍어 화사한 느낌과 함께 입체감을 전달한다. 그리고 국화꽃으로 향하는 나비를 한 마리씩 양쪽에 배치하여 짙은 국화꽃의 향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리는 고대 청동기의 세발솥(鼎) 형태로 짧지 않게 받쳐 향로의 전형적인 형식미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