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구가 1990년을 전후한 시기에 제작한 두 귀 달린 병이다. 짧고 둥근 몸체에 긴 목과 넓은 구연부를 가진 기형이다. 긴 목에 두 개의 귀를 단 양이병(兩珥甁)은 고려청자 기형에서 비롯한다. 평소 감명 받은 유물을 변주하는 데 익숙한 작가가 이 작품에서는 양 귀의 형상을 다람쥐 모양으로 바꾸고, 국화문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몸체 전면에는 국화문을 백상감과 흑상감으로 흩뿌리듯 장식했다. 몸통의 윗면에도 국화문을 둥글게 일렬로 배치하고 줄기를 삼각형 형태로 표현함으로 기하학적인 단정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긴 목을 따라 상하로 불꽃 문양을 좌우 대칭으로 시문하여 변화를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