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구가 1984년에 이화여자대학교 도예과 교수직을 퇴임하고 1992년의 마지막 개인전을 준비하며 제작한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은 청자토를 태토로 상하의 기형을 따로 물레 성형한 후에 접합했다. 표면은 상감기법으로 장식하고 재유를 시유하여 환원 번조했다. 나팔꽃을 엎어놓은 것 같은 독특한 형태의 이 작품은 도자기의 다양한 형태가 혼합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작품의 몸체에 전반적으로 표현된 여러 가지 문양도 흥미롭다. 기면 전반을 5개의 음각한 꽃잎으로 나눴다. 5개의 꽃잎 안에는 국화꽃 인화문을 세로로 배치하고 그 주변을 가늘고 꼬불꼬불한 곡선으로 가득 채웠다. 이들 중 인화문은 백상감으로, 곡선은 흑상감으로 장식했다. 기물의 하단에는 양각으로 돌출된 곡선들이 가득하다. 따라서 이 병은 음각과 양각, 흑백상감의 다양한 장식기법이 종합적으로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