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2014)는 백자 접시 내경에 은채(銀彩)로 장식한 고급 식기다. 이세용은 2010년부터 은채 도자기를 시도했다. 은채는 재벌로 구운 도자기 위에 은을 입혀 높은 온도에서 번조한다. 2000년대 이후 한국에 웰빙 문화 확산으로 고급 식문화에 관심이 고조되면서 고급 공예품 시장 형성 및 수요가 형성되었다. 더불어 새로운 식기 디자인과 식문화 경험을 요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은 유약을 바른 도자기는 마치 거울이나 금속기 같은 느낌을 주어서 일반 유약 효과와는 다른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세용도 백자에 금ㆍ은채 장식기법을 적용한 식기류를 제작해 유행을 선도했다. 이 은채 접시는 중형 오목 접시에 해당한다. 접시이지만 면기나 접시처럼 내부 깊이가 오목하여 국물 자작한 무침 음식이나 찜 요리 등을 담기에 적당하다. 백토를 물레로 성형하고 5cm 너비의 구연부 부분을 제외한 안쪽 면에만 은채를 시유했다. 은채 이외에 형태와 장식을 절제하여 깔끔하고 정돈, 세련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