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걸이>는 이세용이 청화를 위시로 다채로운 색채를 적용해 채색한 도판 연작이다. 정방형 도자 판에 청화로 농담을 조절해 그린 후 붉은색 안료를 도상의 바탕을 메우듯 그렸다. 빨간 바탕에는 꽃나무를 음각으로 긁듯 그려 패턴화했다. 화면 왼쪽 위 끝 각진 의자는 주인이 없다. 푸른 꽃과 잎사귀를 경계처럼 사이에 두고 성별 불상 인물이 의자를 바라보고 있다. 이세용은 현대인의 모습이 마치 전통과 새로운 것, 과거와 현재, 자연과 과학, 남성과 여성 그 사이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부초처럼 유영한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혼돈과 불안의 와중에도 편안한 안식을 희구하는 현대인의 마음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