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우>(2011)는 이세용이 고급 생활식기류 개발 차원에서 제작했다. 숙우는 차를 우릴 수 있는 다호, 개완과 달리 차의 농도와 양을 균일하게 배분하거나, 물식힘 용도로 사용한다. 이 숙우는 고령 백토를 물레성형하여 제작했다. 기물의 구연부를 손으로 누르고 늘려 주출구를 일체형으로 제작했다. 외면은 금빛 결정이 형성된 갈색유를 세로 결을 따라 붓으로 시유했다. 안쪽에는 백토 슬립을 바른 후 그 위에 다채로운 색상의 고화도용 안료를 사용해 글자와 도상을 빼곡하게 그렸다. 안과 밖의 질감, 명도, 채도, 밀도 등의 대비 효과가 크다. 오렌지색 말 위에는 파란 새가 올라 앉아 있다. 말 위에는 ‘넌 멍청한 馬’라는 문구를, 말의 머리 앞에는 ‘난 착한 馬 ’라는 문구를 각각 썼다. 말 머리 위에는 붉은 꽃과 노란 꽃 사이에 노란불이 켜진 전구를 배치했다. 바탕에는 파란색 점을 규칙적으로 찍어 경쾌함을 살렸다. 작가는 단순히 그릇에 예쁜 장식을 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시의성 있는 표현, 언어유희를 즐겨 사용해 조형성을 추구했다. 동화 속 삽화 같은 친근한 분위기와 순수한 느낌이 함께 흘러 정서적으로 우리에게 유쾌한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