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우>(2011)는 이세용이 고급 생활식기류 개발 차원에서 제작했다. 숙우는 차를 우릴 수 있는 다호, 개완과 달리 차의 농도와 양을 균일하게 배분하거나, 물식힘 용도로 사용한다. 이세용은 2000년대 이후 진사채, 청화, 산화철 등을 개발하여 도자 회화, 장식에 자유자재로 사용했다. 바깥 외면에 마치 자연물과 인공물 다양한 도상들을 화려한 색채의 안료로 채우듯 그린 표현이 화려하고 다채롭다. 애벌레, 장수풍뎅이, 꽃 등은 자연물로서 원초적인 생명력, 자연성 등을 상징한다. 자동차, 건물, 텀블러 등은 현대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물들로 인위, 문명, 산업화 등을 상징한다. 이세용에게 둥근 그릇은 실용기의 장식 바탕이면서, 여러 동식물과 사물들이 한데 어울려 사는 지구, 현대사회를 의미하는 상징이었다. 실용기와 조형, 캔버스(혹은 종이)와 그릇을 구분하지 않는 작가의 표현은 조형 행위로서 회화이면서 동시에 공예 장식인 복합적 특징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