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용이 제작한 <숙우>(2015)는 다구(茶具)의 일종으로, 공도배(公道杯)라고도 한다. 직접적으로 차를 우릴 수 있는 다호, 개완과 달리 차의 농도와 양을 균일하게 배분하거나, 물식힘 용도로 사용한다. 이세용은 숙우의 몸체를 백색도가 좋은 고령 백토를 선택하여 물레성형 했다. 주구는 물레 성형한 후 사선으로 잘라 기물 본체에 부착했다. 손잡이 없이 사용자가 몸체를 손아귀에 감싸 쥐어 따르는 형태다. 기울일 때,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주구 길이를 짧게 제작했다. 이세용은 2000년대 이후 진사채, 청화, 산화철 등을 개발하기 시작해 도자 회화, 장식에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 다구는 고급 생활식기류 개발 차원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자칫 강할 수 있는 진사 유약의 붉은 색을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 환원용 고화도 안료로 그린 가지 이외에 최대한 여백미를 살렸다. 단아함, 정갈함, 단단함이 느껴지는 실용적인 숙우다. 이 진사유는 작가가 직접 개발한 유약이다. 번조 시 번지지 않고 발색이 붉고 고우며 안정적인 것이 특색이다. 후일 여러 식기류 제작에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