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듬볼>(2001)은 이세용이 직접 개발한 진사유를 사용해 제작한 생활 식기다. 이세용은 2000년대 이후 진사채, 청화, 산화철 등을 도자 회화의 재료로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실험 결과를 고급 생활 식기류 장식기법으로 응용했다. 물레성형으로 내경이 깊은 보울을 만든 후 테두리를 5cm 너비로 90도로 꺾어 넓고 편평하게 형태를 제작했다. 안이 깊어 음식이 풍성해 보이고 넓은 테두리가 안의 음식물을 보듬어 정성스럽게 보이게 하는 시각적 효과가 있다. 주로 국물이 많은 면기로 비빔밥, 국수류를 담거나 수북하게 전채용 샐러드류를 담을 수 있다. 백색이고 문양이 보편적이라 서양 요리와 한식 요리 두루 사용할 수 있는 도자 생활식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