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족>(2005)은 산업사회, 소비사회로 치닫는 현대사회의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형태는 고령백토(슈퍼화이트)를 물레 성형하여 제작했다.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처럼 기형이 뾰족한 발형이다. 사용이 가능하나 작가의 조형 의도가 강한 작품이다. 표면에 청화로 세로가 긴 기형의 중앙부에 명품 가방을 들고 멋을 부른 한 여자가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는 모습을 그렸다. 주변에 진열대 위의 구두, 푹신한 소파, 판매원 등을 그려 이 풍경의 장소가 백화점임을 알 수 있다. 백화점에는 창문이나 시계가 없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에 전념하게 하려는 전략 때문이다. 반면 유리나 거울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1층에 값비싼 품목을 배치하는 것, 엘리베이터는 구석에, 에스컬레이터는 중앙에 설치하는 것 등도 물건을 많이 팔기 위한 상술이다. 작가는 이를 놓치지 않고 그림의 도상, 일상 풍경으로 그렸다. 작가는 평소 우리 사회에는 명품 의류나 액세서리 같은 것 외에도 아파트, 자가용, 유치원, 학교와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은 과시적 소비 행동이 곳곳에 번지고 있음을 우려했다. 작가는 이러한 과시 풍조를 서늘한 청화 색채와 필치로 풍자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살고 있는 현실을 풍자한 시사 풍자화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