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는 이세용이 1989년 이후 개발한 아연 결정유를 시유한 작품이다. 아연결정유는 아연화(산화아연)를 이용한 유약이다. 이세용은 1980년대부터 요업기술원 재직하며 획득한 유약 기술과 데이터를 자신의 공방에서 상용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실험 결과물을 가지고 첫 개인전을 열었다. <무제> 접시는 다른 이세용의 아연결정유 작품에 비해 유색이 밝다. 밝은 황갈색에 백색 결정이 전면에 가득 형성되어 있다. 아연결정유는 온도에 따라 광택, 결정 성장과 분포, 배경색과 결정의 뭉침이 달리 나타난다. 따라서 작업자가 시유, 번조를 예민하게 계산하여 시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유약에 포함된 티탄, 아연 등의 함량을 미세하게 달리 조정하면 다채로운 결정유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세용은 유약의 화려한 효과를 살리기 위해 형태는 비교적 단순하게 판성형과 손성형으로만 제작했다. 사용 시 잡는 느낌을 편하게 하고 형태 재미를 도모하기 위해, 사각의 귀퉁이 부분의 형태를 처마선 반곡처럼 살짝 들어 올려 형태 변화를 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