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1998)는 이세용이 ‘집’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합이다. 피라미드처럼 생긴 피라미드형 뚜껑은 산화철이 다량 함유된 혼합토를 판성형과 손성형으로 제작했다. 사용자가 뚜껑을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손잡이 대용 두 개의 구멍을 상단에 뚫어 제작했다. 이 구멍은 안에 뜨거운 음식을 담을 때 더운 김이 바깥으로 빠져나와 음식물이 눅눅해지지 않게 하는 기능을 한다. 하단 사각 접시는 판성형으로 만든 후 사각의 턱을 만들어 우물처럼 깊다. 마치 한옥 처마 끝 선처럼 사각 접시의 모서리가 살포시 들렸다. 자연스러운 곡선미를 그릇에 담으려는 작가의 의도다. 안이 오목한 우물형 접시는 국물, 소스에 적신 수분 많은 음식 담음에 적당하다. 하부 접시나 뚜껑 모두 귀얄로 화장토를 호방하고 시원하게 둘렀다. 귀얄 두른 면과 바탕흙이 드러난 면의 질감, 색상 대비가 자유분방한 회화성을 십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