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시>(2005)는 백자 위에 산화철과 산화동을 사용해 자연과 인간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상생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번조 후 지름이 88.5cm에 이를 정도로 성형과 번조가 어려워 기술적으로 쉽게 시도하기 쉽지 않은 대작이다. 작가가 큰 접시가 필요했던 것은 실용기 제작이 목적이 아니라 캔버스에 준하는 큰 화면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백자 대접시>의 넓은 화면 위에 작가는 산화철로 도상의 선을 그린 후 담채로 농담을 조절하여 선을 채우듯 그렸다. 꽃, 도룡뇽의 점, 붉게 물든 낙엽은 붉은 진사채로, 나머지 도상은 산화철로 그렸다. 중앙에 꽃밭 속을 뛰어노는 흰 개를 그렸다. 꽃, 새, 선인장, 집, 꽃이 핀 나뭇가지, 도룡뇽, 지렁이, 모자를 쓴 남자 등 마치 바깥에서 중심부를 향해 쏟아져 내리듯 그렸다. 마치 궁륭형 천장에 그려진 변화를 올려다보는 듯하다. 이세용은 이 돔형에 다양한 소재를 방향성 없이 표현하는 것을 현대사회의 혼돈에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