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2001)는 1999년대부터 이세용이 천목유 개발에 집중했던 시기의 작품이다. 1999년 이세용은 직접 개발한 천목유, 해서유를 시유해 제작한 작품으로 서울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세 번째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후 작가는 2000년대 초까지 산화철유, 천목유의 개발과 실험에 더욱 집중했다. <무제>는 검은 천목유 발색을 바탕에 붉은 산화철 붓으로 그린 12개의 줄 문양이 전면을 횡단하는 작품이다. 마치 호랑이, 얼룩말 등 동물의 줄 문양을 보는 것 같다. 그의 철화는 평면에 그린 것이 아니라 내부가 둥글고 깊이가 있는 형태에 선을 그은 것이기에 중심에서 시작한 직선 긋기가 좌우로 확장하며 거듭 선을 그을수록 곡선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한 획으로 긋지만 붓이 머금은 산화철의 양에 따라 선마다 유면 두께가 달라 다른 물성을 보여준다. 그은 직선마다 곡면에 따라 다른 은율감을 만들어 내고 천목유 특유의 물성 및 색채 효과가 과감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