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쳐다봄>(1995)은 이세용이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Joan Miró, 1893~1983)의 화풍을 차용한 도자 회화다. 생활 용기로 사용할 수도, 회화 작품처럼 벽에 걸거나 기대어 놓을 수 있다. 생활 식기지만 조형미술의 차원에서 작가의 회화/조형적 의지가 강한 작품이다. 호안 미로가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등 강렬한 색과 제한된 도상을 상징적 언어로 표현한 것처럼, 이세용 역시 접시의 배경을 검은색으로 채우고 여체를 기호학으로 구성된 부호 혹은 신호처럼 재구성하여 원시적 대상으로 각색했다. 여인은 검은색 바탕을 배경으로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이세용에게 여성의 몸은 생명성의 원천이다. 이세용은 <하늘을 쳐다봄>에서 여성의 신체를 강렬하고 순수한 색채와 선과 면, 채색을 동원해 기하학적 도상으로 간략하게 표현했다. 여성의 신체 중에서 유독 풍만한 하체, 음부를 강조했다. 둔부를 녹색, 노란색으로 달리 채색하였으며 상체에 비해 넓고 둥글게, 풍만하게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