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1989)는 이세용이 1980년대 개발한 아연 결정유를 시유하여 다채로운 요변 효과와 아름다운 색채를 보여주기 위해 제작했다. 이세용은 1989년 전후 결정유, 천목유 등 다채로운 요변 효과에 매료되었다. 요업기술원에서 획득한 유약개발 노하우와 지식, 경험을 활용해 1985년 안양에 자신의 도방을 열고 이후 독자적인 유약, 번조 기술을 획득해 공예기를 제작하는 데 주력했다. <무제>는 유약의 흐름에 따라 다른 유약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 다른 발(鉢)형 작품보다 기벽을 높게 제작해 내부가 깊은 편이다. 물레성형 시, 구연부 입술 부분을 두텁게 만들어 기물의 강도를 높였다. 아연 결정유에 여러 산화물, 유약을 섞어 시유한 후 환원 번조했다. 황토빛 바탕에 잿빛과 갈색의 번짐효과, 푸른색 결정이 혼합해 다채로운 시각 효과를 볼 수 있다. 기면을 타고 유약이 흐른 곳은 유면이 두텁게 형성되었고 유달리 다른 부분보다 푸른색 비정형 결정이 많이 발생한 것을 볼 수 있다. 변화를 만들기 위해 후면에는 백색 아연 결정유를 시유했다. 다채로운 유약의 색채, 결정 효과를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