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1985)은 이세용이 서구 현대회화의 표현과 형식을 참조하여 본인의 화풍을 모색하던 1980년대 시기의 도자 회화 작품이다. 이세용이 참조하고 모방했던 서구 미술 사조 중에서도 1940년대 유럽에서 유행한 추상표현주의의 감각이 엿보인다. 이세용은 항아리, 접시라도 공예 실용기, 장식기로만 생각하지 않고 조형의 차원에서 캔버스와 같은 화면으로 접근했다. <여인>은 접시 전면에 화장토를 발라 회화 바탕을 마련한 후, 과감한 필치의 철채로 여체를 그렸다. 화면 속 여성은 왼쪽 팔은 머리 뒤로, 오른팔은 자신의 음부에 살포시 올려두고 있다. 여인의 자태에서 에로틱함이 느껴진다. 거친 질감을 위해 유약에 모래를 섞었다. 배경은 코발트 안료를 수채화처럼 맑게 채워 여체를 그린 철화의 색채, 질감의 대비를 살렸다. 1989년 전후,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기 위해, 여러 화가의 화풍을 모방하고 필요한 재료 및 번조 기술을 익히던 시기, 이세용의 고민과 모색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