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1984)는 이세용은 자신이 실험한 환원용 고화도 안료를 이용한 회화 수법을 안정화, 실용화하는 데 성공한 시기 작품이다. 형태는 고령토를 물레 성형해 제작했다. 초벌 기물에 이세용이 개발한 백색 아연결정유를 시유했다, 접시의 내측을 테두리와 중심부 두 개로 나누고 하단 테두리를 다시금 나누어 3부분으로 면 분할했다. 내측 원호에는 산화 코발트 안료를 다량 함유한 고화도용 환원 안료를 사용해 산, 구름, 하늘 등을 그렸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두 개의 산봉우리, 주변을 유유히 떠다니는 뭉게구름을 표현했다. 이 작품은 붓을 점묘법처럼 찍듯 그려 독특한 질감이 느껴진다. 하부는 내측 원호보다 한층 짙은 푸른 빛 담채로 면을 채우듯 그렸다.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서명을 그림의 일부 조형 요소로서 활용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