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는 이세용이 중국 이싱 자사호(紫砂壺) 제작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사호처럼 시유 없이 구워도 물이 새지 않는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시도한 시리즈 작품 중 하나다. 산청토를 사용해 판성형한 후 도칼로 표면을 정리하여 길고 각진 형태를 제작했다. 형태에 변격을 시도하기 위해 기물의 허리를 가로로 1/2등분하여 자른 후 엇갈려 다시 붙였다. 입구는 네 개의 판을 이어 붙이고 도칼로 깎아 형태를 만들었다. 입구로 향할수록 수렴하는 형태로 두께는 1cm 너비로 두꺼운 편이다. 이후 전통 오름가마로 번조했다. 일체 문양을 그리거나 장식하지 않았다. 점토 속에 있던 산화철 성분이 불의 세기, 직접 접촉 여부 등에 따라 붉은색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본 화병은 이세용의 남다른 기술력으로 시중 무시유 도자보다 방수력이 있으나, 물 없이 마른 소재를 꽂기에 더 적합한 화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