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는 이세용이 직접 개발한 환원용 고화도 안료를 활용해 다양한 회화 수법을 시도한 석기 화병이다. 세로가 긴 통형을 물레로 성형한 후, 자연스러운 질감과 기형을 도모하기 위해 손으로 다듬어 형태를 만들었다. 산화철이 많이 함유된 바탕흙에 재유를 시유한 후, 산화철의 농도를 조절해 토지, 나무 등을 그렸다. 나뭇가지를 모두 떨구고 겨울을 나는 풍경 주위로 새봄을 알리는 파랑새를 여럿 그렸다. 재유의 겹침이 멀리 떨어져 있는 산처럼, 자욱한 안개처럼 눈에 보이며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순수조형을 추구하고자 했던 초기 작가의 작업 지향이 엿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