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는 2006년 전후 시기 이세용이 직접 개발한 진사 유약을 적용한 작품이다. 그는 이후 개발한 붉은 진사 유약을 조형 작품뿐 아니라 생활 식기에도 두루 적용했다. 고령 백토로 전기 물레를 이용해 매병에 가까운 긴 항아리를 성형했다. 어깨는 풍만하고 하부로 갈수록 좁게 처리하여 가파른 기물의 선이 탐스럽다. 형태의 볼륨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깨를 넓히고 입구는 좁게 처리했다. 맑은 산화동이 반쯤 걸친 형태가 잘 익은 가을 대추를 보는 듯하다. 진사유의 특성 상, 항아리를 가로지르듯 넓은 면이 고온 번조 과정에서 유약이 휘발하였다. 상부의 붉은 진사 색채와 회색빛이 감도는 면이 대비를 이룬다. 밑바닥에는 번조 시 진사가 흐를 것을 대비해 바닥굽을 깨끗이 닦아 구운 자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