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개호>(2006)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 시사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이세용이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아이콘에 착안해 현대사회를 풍자한 작품이다. 이세용은 사회의 시의성 짙은 문제들을 캔버스 위 아크릴릭 등의 순수미술 시도로 표현하기도 했지만, 용도가 분명한 공예기의 장식 문양과 기형으로도 거침없이 사용했다. 이 작품은 유개호(有蓋壺)로 뚜껑이 있는 항아리다. 차, 커피, 말린 건어물, 꿀 등 뚜껑을 덮어 보관하거나 귀중한 물건 등을 보관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고령백토(슈퍼화이트)를 물레성형으로 제작하고 측면을 8등분으로 나눈 후, 면을 깎아 기형을 제작했다. 초벌구이한 후 면의 경계를 청화로 선을 그어 면을 구분했다. 그 안에 휴대폰 화면의 다양한 아이콘들- 블루투스, 스피커, 비행기모드, 와이파이, 송수신, 데이터 다운로드-등을 청화로 그렸다. 마치 휴대폰 화면의 아이콘 버튼을 누르듯, 도자기의 각면을 눌러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사용자의 촉각성과 재미를 유발하는 작품이다.